영화의 역사는 사진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역사의 시작과는 별개로 두 매체에 대한 대중의 평가와 인지도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영화는 초당 24프레임으로 촬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보적인 감독과 제작자들은 이런 시스템이 구태의연하다고 주장합니다.
훨씬 빠른 프레임으로 관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재미를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초당 24프레임이라는 개념도 사진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저 또한,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영화라는 매체가 다시 한번 큰 점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으리라 생각됩니다.
최근에 개봉하여 많은 관객에게 호평받은 아바타 시리즈는 초당 프레임을 48로 바꾸어 실제 우리가 그 행성에 가 있는듯한 착각을 주기도 했습니다.
제임스 카메룬은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감독은 아니지만 이런 영향력 있는 감독이 혁신적인 방향으로 끌어내 간다면 같이 작업하는 다른 감독들도 자극받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일이 조금은 더 수월해질 거라 믿습니다.
이 글에선 제가 좋아하는 감독 중 한명인 데이비드 핀처라는 감독에 대해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혁신적이고 영향력 있는 미국 영화감독 중 한 명입니다. 그는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 제작, 독특한 시각적 미학, 파격적인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영화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CF 감독, 광고 감독 등을 거치면서 기존의 영화 논법을 비틀어서 보여주고 복잡한 플롯, 사람을 긴장시키는 촬영 기법, 디테일에 대한 날카로운 접근 등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스릴러 장르의 제작 능력은 다른 동시대 감독들과 차별화된다는 점입니다. 결국 유니크함만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앤드루 레오 핀처는 1962년 8월 28일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하워드 핀처는 저널리스트였고 어머니 클레어 메이는 정신건강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영화 제작에 관심이 많았던 데이빗은 8살 때부터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그는 영화 제작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했습니다.
덴버에 가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곳은 산도 많고 고산지대에 다운타운은 아주 작은 편에 속하고 시민들은 가족중심으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아마 그는 다른 형태의 삶을 영위하고 싶었을 거 같습니다.
핀처는 코티 필름에서 프로덕션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영화 업계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Industrial Light and Magic에 입사하여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1983), 인디아나 존스와 운명의 사원(1984) 등 여러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보조 카메라맨으로 일했습니다.
핀처의 첫 장편 영화는 28세에 감독한 에이리언 3(1992)였습니다.
28세에 에이리언 3편의 감독이라니요. 1편 감독은 명장 리들리 스콧, 2편 감독은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룬
도대체 어떤 역량을 인정받아야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시각적 스타일과 출연진의 강렬한 연기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핀처의 다음 영화인 세븐(1995)은 비평적, 상업적 성공을 거두며 당대 가장 재능 있는 젊은 영화감독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영화 세븐은 성경에 나오는 7계 악에 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태어날 즈음 제작된 영화이지만, 정말 훌륭한 영화이니 한 번쯤 시청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이후, 파이트 클럽(1999) 에서는 남성성, 소비주의, 사회적 규범에 대한 이야기를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훌륭한 영화입니다.
보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조디악(2007) 이라는 영화에선 한국 영화 '살인의 추억' 과 같이 미국인들에게 충격적인 연쇄살인마의 이야기를 각색하여 보여줍니다.
세계 유수의 영화 평론 글에서 최고의 영화 안에 항상 상위 리스트업 되는 영화이니 한번 시청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소셜 네트워크(2010) 에선 마크 저커버그가 어떻게 하버드 학생 시절 '페이스북' 이라는 플랫폼을 제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을 보여주는 영화인데 전기적인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탐욕이 어떤 과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해 주는지 보여줍니다.
데이빗 핀처는 스릴러라는 장르에 상당히 특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재능이 있는 감독은 그런 거 안 따지는 거 같습니다.
드라마 장르에서도 그의 재능은 풍부하게 넘칩니다.
나를 찾아줘(2014) 에서 아내의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된 한 남자의 시선을 따라갑니다. 긴박감 있는 카메라 워크와 진행으로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모르지만 사건과 사건 사이의 드라마적인 요소들은 여자의 마음과 남자의 마음을 기가 막히게 포착해 냅니다.
훌륭한 감독은 감정을 1에서 10으로 나누었을 때, 4-8 사이를 잡아냅니다.
한국에도 그런 감독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창동, 김태용, 몇몇 작품에서의 봉준호 등입니다.
데이빗 핀처는 2020년에 맹크 라는 영화를 디렉팅하였지만 그 사이 '하우스 오브 카드' 라는 미국 드라마를 디렉팅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에피소드별로 감독이 다른데 참 신기하게도 데이빗 핀처가 디렉팅한 에피소드는 기가 막히게 재밌습니다.
시청하실 때 디렉터에 데이빗 핀처의 이름이 보인다면 기쁜 마음으로 즐기시길 바랍니다.
영화 맹크에서 그는 자신이 거의 사용해 보지 않았던 흑백 필름으로 초기 할리우드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명장들은 항상 돌고 돌아 클래식으로 다가가는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그의 감각은 조금 더 돌고 돌아 우리에게 더 큰 감각을 선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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