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린 과 로버트 맨골드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가 한남동 리움 미술관에선 진행되고 있습니다. 
리움이 칼을 갈고 나온 전시라는 게 보입니다. '내가 없는 동안 다들 잘 지냈냐?' 하는 모습으로 말이죠. 
무료 전시이다 보니 티켓팅 하기도 힘들고 티켓팅이 성공한 걸 당근마켓에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미술관 직원 개인마다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지만 몇몇 직원은 자신이 일하는 공간이 인스타 판으로 되어 있거나 사람한테 치여서 그런지 몰라도 지쳐있고 여기서 일하면 안 되는 행동들을 보여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리움이 준비한 하드웨어적인 부분들은 눈에 들어왔습니다. 
관람객이 시청각 자료를 쓸 이어폰을 20만원 정도 하는 애프터 삭 제품을 제공하여 음향 때문에 관람객끼리 부딪히는 일을 최소화 하려는 게 보였고 직원들이 단체로 입은 옷들은 삼성물산에서 제공하는 옷들이었습니다. 
그런 부분이 관람객에게 신뢰하는 부분들로 이어지죠. 

리움 같은 미술관으로 인해 주변의 갤러리 생태계도 재미난 변화들이 생겼습니다. 
그 옆에 페이스 갤러리가 들어와서 좋은 미술관과 갤러리가 몇 미터 안 되는 거리 안에 들어와 있는 거죠. 
관람객은 무료로 좋은 전시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거죠. 
하지만 갤러리 안에서 속사포 같은 사진 소리로 다른 관람객의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하는 행동입니다. 
작품은 그저 자신을 폼내기 위한 소품에 불과하다는 식의 행동은 자신의 문화 소양은 그저 '나 그거 가봤잖아' 정도의 언어로 귀결되어버립니다. 
사진 한장으로 내 인생을 설명하는 것만큼 딱한 것도 없습니다. 

페이스 갤러리는 뉴욕, 런던, 제네바, 팔로알토, 홍콩, 서울에 위치한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 갤러리 중 하나입니다. 
1960년 아니 글림쳐가 설립한 이 갤러리는 마크 로스코, 빌렘 드 쿠닝, 아그네스 마틴과 같은 예술가들의 획기적인 현대 미술품을 전시해 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페이스 갤러리의 전시 공간은 넓고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예술 작품이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유명합니다. 
높은 천장과 하얀 벽, 풍부한 자연 채광으로 차분하고 사색에 잠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게 입지된 곳들의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페이스 갤러리의 전시 공간은 위치에 따라 수용 인원이 다릅니다. 
뉴욕 지점은 여러 층에 걸쳐 50,000평방피트가 넘는 전시 공간을 보유하고 있으며, 
홍콩 지점은 8,000평방피트가 넘는 전시 공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새롭게 문을 연 서울 지점은 4,000평방피트가 넘는 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페이스 갤러리는 신진 작가뿐만 아니라 기존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기획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물론 아직 서울은 신진작가 기획이 또렷이 보이는 부분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오픈한 시기가 코로나 시대와 맞물리다 보니 손발이 잡혔을 거라 생각됩니다. 
갤러리의 큐레이터 팀은 예술가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응집력 있고 의미 있는 전시회를 개발하며, 종종 현대 사회와 관련된 주제와 개념을 탐구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페이스 갤러리는 사려 깊고 매력적이며 도전적인 전시로 찬사를 받아왔습니다. 
이 갤러리는 다양한 예술가와 관점을 선보이고 신진 예술가의 경력을 증진하는 데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페이스 갤러리의 주목할 만한 전시 중 하나는 2018년 전시회 '마크 로스코: 다크 팔레트'는 추상표현주의 예술가의 그림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이 전시회는 로스코가 후기 작품에서 사용한 어둡고 종잡기 어려운 팔레트를 강조하는 세심한 큐레이션으로 호평받았습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전시회로는 모로코 출신 예술가 이토 바라다의 작품을 소개하는 2019년 전시회 '이토 바라다: 혼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이 있습니다. 
이 전시회는 식민주의, 정체성, 저항이라는 주제를 탐구했으며, 생각을 자극하고 사회적으로 관련성이 높은 콘텐츠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전반적으로 페이스 갤러리는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예술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선도적인 현대 미술 갤러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넓고 미니멀한 전시 공간은 현대미술을 감상하고 체험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하며, 다양한 아티스트와 관점을 홍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글로벌 현대미술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20일 부터 3월 11일까지 갤러리 1층에서 3층까지 2인전을 하고 있습니다. 
전시가 마무리 되는 시기가 일주일도 남지 않아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를 보러 가는 길에 1석 2조로 좋은 전시들을 관람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페이스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마야 린과 로버트 맨골드는 한국 관람객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작업은 몇십년간 여러 작업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왔고 현재도 진행중입니다. 

마야 린은 1959년 오하이오주 아테네에서 태어난 유명한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입니다. 
그녀는 미니멀리즘 미학과 물, 빛, 돌과 같은 자연 소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린의 작품은 자연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예술, 건축, 환경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여러 대형 설치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린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는 그녀가 21살 때 완성한 워싱턴 D.C.의 베트남 참전용사 기념관입니다. 
전국 공모전에서 선정된 그녀의 디자인은 단순함과 추상성으로 인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이 기념비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고 상징적인 기념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베트남 참전용사 기념비는 검은 화강암 벽에 베트남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58,000여 명의 군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벽에는 병사들의 이름이 시간순으로 새겨져 있으며, 반성과 추모의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이 기념비는 단순하고 절제된 디자인으로 상실과 희생의 강력한 상징이 되었으며, 수많은 방문객이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도록 영감을 주었습니다.

린은 예술, 건축, 환경의 관계를 탐구하는 여러 대형 설치 작품도 제작했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 중 하나는 뉴욕의 스톰 킹 아트 센터 부지에 위치한 24만 평방피트 규모의 토공예 작품인 스톰 킹 웨이브필드입니다. 
웨이브필드는 파도의 움직임을 모방한 일련의 기복이 있는 언덕과 계곡입니다. 
이 작품은 허드슨 계곡의 구불구불한 언덕에서 영감을 받아 중장비와 수공구를 사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웨이브필드는 방문객들이 언덕과 계곡을 오르고 탐험하며 자연과 교감하고 신체적, 정서적 차원에서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린의 또 다른 중요한 프로젝트는 태평양 북서부의 컬럼비아강을 따라 설치된 일련의 설치물인 컨플루언스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루이스와 클라크 탐험 200주년을 기념하고 이 지역의 역사와 생태를 탐구하기 위해 의뢰되었습니다. 
린은 강을 따라 조류 차단 구조물,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 해석 센터 등 여러 설치물을 만들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환경 보호에 대한 린의 헌신과 중요한 사회 및 생태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예술을 사용하는 그녀의 능력을 입증하는 증거입니다.

로버트 맨골드는 현대 미술계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인물입니다. 
1937년 뉴욕 노스토나완다에서 태어난 맨골드는 추상 회화와 미니멀리즘 미학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1960년대와 70년대의 미니멀리즘 운동과 관련이 있으며 도널드 저드, 댄 플래빈과 같은 예술가들과 함께 자주 언급되곤 합니다.

맨골드의 그림은 정사각형, 직사각형, 원과 같은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가 특징입니다. 
그는 종종 차분한 색상을 사용하고 톤과 질감의 미묘한 변화를 만들어 시각적 흥미를 유발합니다. 
망골드의 그림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형태와 공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유도합니다.

맨골드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는 '컬드 피겨 포' 그림 시리즈입니다. 
이 그림은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이 4와 유사한 패턴으로 배열된 일련의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형태와 공간의 관계를 탐구하고 관객이 그림 주위를 움직일 때 그림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고려하도록 초대합니다.

맨골드의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기둥이 있는 X" 시리즈가 있습니다. 
이 그림은 4개의 기둥으로 연결된 두 개의 X자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기하학적 형태와 이를 둘러싼 부정적인 공간 사이의 긴장감을 탐구합니다. 
X 형태는 기둥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며 무중력 상태와 움직임의 느낌을 줍니다.

또한 맨골드는 예술, 건축, 공간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여러 대형 설치물과 조각품을 제작했습니다. 
그의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 중 하나는 휴스턴 미술관에 있는 "Curled Figure Four" 설치 작품입니다. 
이 설치물은 강철과 에나멜 페인트를 사용하여 만든 맨골드의 "Curled Figure Four" 그림 시리즈의 대형 버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조형물은 관람객이 작품과 상호작용하고 실제 체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맨골드의 또 다른 중요한 프로젝트는 뉴욕의 디어 비콘에 설치된 "기둥 구조" 설치물입니다. 
이 설치물은 격자 패턴으로 배열된 일련의 강철 기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둥의 높이와 너비가 다양하여 관객이 공간을 탐색하고 형태와 공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몰입형 환경을 조성합니다.

마야 린과 로버트 맨골드는 예술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미니멀리즘과 예술, 건축, 공간의 관계에 대한 탐구를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두 아티스트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주변 세계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린의 작품은 자연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인간과 환경 사이의 연결감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린은 자연 소재와 대규모 설치물을 사용하여 관객이 신체적, 정서적 차원에서 작품에 참여하도록 유도합니다.

반면에 망골드의 작품은 형태와 공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그는 기하학적 형태와 톤과 질감의 미묘한 변화를 사용하여 깊이와 움직임의 느낌을 만들어내어 관객이 작품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고려하도록 유도합니다.

마야 린과 로버트 맨골드는 현대 미술 분야에 큰 공헌을 한 두 아티스트입니다. 
미니멀리즘에 대한 그들의 헌신과 예술, 건축, 공간의 관계에 대한 탐구는 수많은 예술가와 시청자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대규모 설치 작품이든 추상 회화이든, 이들의 작품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의 관계를 고찰하고 우리를 둘러싼 단순한 형태와 공간에서 의미를 찾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