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에 서울 국제 마라톤 준비로 사람들이 설레어하고 있는 것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종종 보입니다.
러닝화도 전례없이 많이 판매되고 있고 다른 나라들보다도 더 빨리 발매되는 러닝화들도 종종 보입니다.
한국의 달리기 인구는 대략 300~40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가 2020년 기준으로 5,178만 명 정도 되니 전체 인구의 7~8% 정도가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구에서의 달리기는 그렇게 인기가 높은 종목이 아니었습니다.
달리기 하면 생각나는건 정신력, 끈기, 고통, 깡마른 몸, 아재운동, 무릎 또는 발목 부상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먼저 나오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달리기는 2017년부터 조금씩 검색되기 시작하여 2019년 중반부터 급격하게 검색량이 올라갔습니다.
아마 이러한 현상은 실내운동을 못하게 된 코로나 시대와 맞물려서 산스장을 찾거나 달리기를 통해 운동 욕구를 채워나갔을 겁니다.
그 이후에 나이키를 비롯한 수많은 스포츠 회사들이 인간의 달리기 능력을 끌어올리는 운동화들을 출시했고 사람들은 달리기용 운동화는 얇은 쿠션의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습니다.
요즘 출시되는 러닝화는 대부분 힐 쪽의 높이가 3cm 이상되는 높이를 자랑합니다.
소재의 기술발전이 이러한 부분들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달리기는 다른 서구권 나라들 아니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일본과 비교해 봐도 달리기 인구비율 차이가 제법 많이 납니다.
일본의 인구가 약 1억 2500만 명 정도 되는데, 2016년 국민생활시간 조사에서 인구의 10% 약 1천250만 명이 달리기를 즐겨한다고 했으니 한국과 비교했을 때 3~4배 정도의 달리기 인구 차이가 납니다. 인구는 2배 차이인데 달리기 인구차이가 이렇다면 제법 차이가 난다고 봐야 합니다.
일본은 2019년도에 일본 전국에서 약 3000개 정도의 마라톤 대회가 열렸고 참가자 수만 200만 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달리기에 대한 문화가 대단합니다.
이 문화란 게 무엇이냐면 대회가 열렸을 때 그 지역의 주민들이 대부분 나와 응원을 하고 자원봉사를 합니다.
한국의 달리기 문화는 어떤가 하면 제법 큰 대회라고 하는 JTBC 마라톤, 서울 마라톤 같은 경우는 서울 도심을 뚫고 지나가는 대회인데 많은 시민들이 아직도 대회 당일날 자신들이 가야 할 길을 막았다고 욕도 하고 큰소리를 지르면서 길 막지 말라고 합니다.
지금은 2023년인데 그분들은 아직도 1980년대의 혼돈의 시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살면서 발전하지 못한다면 존경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존경받는 사람이 소수에 그칩니다. 여러분은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https://www.worldmarathonmajors.com/ 월드 마라톤 메이저라는 단체는 세계 6대 마라톤 대회를 관장합니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꿈을 꾸는 몇 가지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아마도 세계 6대 마라톤 대회를 완주하고 그 도시에서 조깅을 하는 상상들을 합니다.
최근 2022년엔 상하이 마라톤이 월드 마라톤 메이저의 일원으로 선정되었습니다.
1996년부터 시작한 상하이 마라톤이 벌써 7대 마라톤 안에 들어가고 한국도 어서 빨리 월드 마라톤 메이져의 일원이 되어서 전 세계의 러너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인간의 움직임은 어느 동물들과 비교해도 느립니다. 그냥 느린 정도가 아니라 포식자들에겐 좋은 먹잇감입니다.
전 세계에서 100미터를 가장 빠른 기록을 가지고 있는 우사인 볼트는 시속 36.7키로미터
전세계에서 42.195킬로미터를 가장 빠르게 달린 킵초게는 시속 21킬로미터
우리가 우둔하다고 놀리는 곰이 시속 56킬로미터가 나오니 만나면 왜 죽은 척하라고 하는지 알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달리기 때문에 지금껏 생존해 왔다면 믿으실 수 있을까요?
2004년에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이 재미난 사실들을 알려줍니다.
Daniel E. Lieberman과 Dennis Bramble 교수가 발표한 "Endurance running and the evolution Homo"라는 논문입니다.
그들은 이 논문에서 인간이 오랫동안 달릴 수 있는 적은 사냥과 청부 역할을 하기 위해 발전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들이 밝히는 인간이 오래 달리기에 적합한 이유를 26가지에 걸쳐 설명합니다. 여기선 논문 전체를 다 옮길 수 없으니 요약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1. 머리 : 큰 귀와 코로 체온을 조절하고, 목덜미 인대로 머리를 고정하고, 작은 얼굴과 치아로 공기 저항을 줄인다.
2. 목 : 긴 목으로 호흡과 균을 돕고, 유연한 척추로 충격을 흡수한다.
3. 어깨 : 넓은 어깨와 잘 발달된 회전 근개로 팔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상완골과 견갑골의 관절면으로 팔의 안정성을 증가시킨다.
4. 가슴 : 넓고 납작한 가슴으로 호흡 용량을 증가시키고, 강력한 가슴근육으로 호흡 및 균형을 돕는다.
5. 등 : S자 모양의 척추와 잘 발달된 요추근으로 충격을 흡수하고 안정성을 유지한다.
6. 복부 : 강력한 복부근육으로 내장과 척추를 보호하고 균형과 안정성을 유지한다.
7. 골반 : 좁고 짧은 골반으로 하체의 움직임과 안정성을 증가시킨다.
8. 엉덩이 : 큰 엉덩이 근육으로 하체의 움직임과 안정성을 증가시키고 충격을 흡수한다.
9. 대퇴골 : 길고 강한 대퇴골로 하체의 지지력과 움직임을 증가시킨다.
10. 무릎 : 큰 무릎 관절면과 잘 발달된 전십자 인대와 내외 측 반월상 연골로 하체의 안정성과 충격 흡수를 증가시킨다.
11. 정강이 : 길고 강한 정강이로 하체의 지지력과 움직임을 증가시킨다.
12. 발목 : 큰 발목 관절면과 잘 발달된 아치 건조 및 거곽건조로 하체의 안정성과 충격 흡수를 증가시킨다.
13. 발꿈치 : 큰 발꿈치뼈와 거대한 거곽건조로 출발 시 속도를 증가시키고 충격 흡수를 돕는다. 또한 발꿈치뼈와 거곽건조는 효율적인 에너지 저장 및 반환 시스템으로 작용하여 오래 달리기의 에너지 소모를 줄인다.
14. 발등 : 길고 낮은 아취와 강력한 아취건으로 하체의 안정성과 충격 흡수를 증가시키고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한다. 또한 발등은 발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증가시켜서 오래 달리기의 에너지 소모를 줄인다.
15. 발가락 : 짧고 강한 발가락으로 출발 시 속도를 증가시키고 균형을 유지한다.
16. 피부 : 많은 땀샘과 털이 없는 피부로 체온을 조절하고 열탈진을 방지한다.
17. 심장 : 큰 심장과 잘 발달된 심장근육으로 혈액 순환과 산소 공급을 증가시킨다.
18. 폐 : 큰 폐와 잘 발달된 호흡근육으로 호흡 용량과 산소 공급을 증가시킨다.
19. 혈관 : 많은 모세혈관과 잘 발달된 혈관조절능력으로 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체온을 조절한다.
20. 신장 : 신장 기능으로 수분 및 전해질 균형과 독소 배출을 유지한다.
21. 간 : 간 기능으로 에너지 대사와 독소 배출을 유지한다.
22. 호르몬 : 여러 종류의 호르몬들로 에너지 대사와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고 통증과 우울감을 완화한다.
23. 뇌 : 큰 뇌와 잘 발달된 전두엽으로 인지적 능력과 의사 결정 능력을 향상한다.
24. 청각 : 잘 발달된 청각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25. 시각: 잘 발달된 시각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과 사냥감의 추적이 가능하게 한다.
26. 언어 : 복잡한 언어 능력으로 사회적 의사소통과 정보 전달이 가능하게 한다.
위의 내용들이 인간이 짧은 달리기는 다른 동물을 이길 수 없어도 오래 달리기는 어떤 동물들보다 잘한다는 근거로 제시했던 논문입니다.
실제로 지금도 아프리카의 수렵부족들은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몇 십 킬로미터를 추적합니다.
인간은 털이 없기 때문에 온도 조절이 용이하지만, 대부분의 동물은 털로 몸을 감싸고 있어 처음엔 빨리 도망가지만 몇 십킬로 미터 지점 그늘에서 혓바닥을 내밀고 헉헉 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인간들이 가까이 가도 도망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먹잇감으로 전락해 버립니다.
요즘 한국인들은 정말 피로하고 피곤합니다.
우울하고 스트레스가 항상 가득합니다.
건강해지려고 달리는 게 아니라 하루를 깔끔하게 시작하고 끝맺는 나만의 문화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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