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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학

마더, 엄마라는 이름의 광기 그리고 아들

by 쁘띠감독 2023.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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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한국영화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입니다.

그가 만든 영화들은 어느 하나 빠지지 않을 만큼 높은 수준의 작업을 보여줍니다. 

비평씬과 대중씬에서 동시에 좋은 평가를 받는 감독은 손에 꼽힙니다.

봉준호 감독이 가지고 있는 자산은 개인적으로 참 부럽습니다.

할아버지 때부터 문화 집안으로 문화유산을 물려받은 부분입니다.

어떤 누구는 집안이 상인의 유산을 물려받은 집안도 있고 교육의 유산을 물려받은 집안도 있지만, 저는 문화유산을 받은 집안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봉 감독의 할아버지는 193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지만 친일 문학인에 등재되고 남로당을 비롯 김일성 정권에 부역했다는 오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라는 작품은 명저이고 현재도 많이 읽히고 있습니다.

봉 감독의 할아버지인 박태원은 1909년에 대한제국 한성부 다방골에서 태어났는데 여긴 지금의 명동입니다.

그의 사망은 1986년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평양시에서 생을 다 하였습니다.

봉 감독의 아버지는 효성여자대학교 응용미술학과 교수를 지낸 그래픽 디자이너 봉상균입니다.

또 그의 형은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인 봉준수이고 누나는 연성대학교 패션스타일리스트과 교수로 재직중인 봉지희입니다.

봉준호는 최근에 '기생충'이라는 영화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석권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유수의 시상식에서 엄청난 찬사와 함께 상을 수여받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상의 숫자로 작품의 결과물을 판단하기보다 인간의 본성을 어디까지 디테일하게 파고드는 작품인지에 대해 집중합니다.

그러다 보니 저에겐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여도 모자를 정도의 걸작입니다.

'마더'는 2009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첫 프롤로그부터 황량한 갈대밭에서 엄마의 춤사위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이병우 음악감독 특유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선율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 그러고 나서 빛 한줄기 들어오는 조그마한 약재상에서 아슬아슬하게 약재를 작두로 자르면서 보는 관객은 엄마의 손이 저 작두에 잘리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을 가지게 됩니다.

위험천만한 작두로 약재를 자르는 동안에도 엄마는 조그마한 빛이 들어오는 문쪽을 바라보며 아들이 노는 장면을 유심히 쳐다봅니다.

엄마와 아들을 관계를 이렇게 잘 표현한 감독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 역할을 한 배우는 한국의 '국민엄마'라고 불리는 김혜자가 역을 맡았습니다.

봉감독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래마을에서 거주하는 동안 한 마을에서 거주하는 국민엄마 김혜자를 몇 년간에 걸쳐 관찰하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국민엄마라고 부르는데 그녀는 한국정서와는 맞지 않게 카페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테라스에서 커피를 즐기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고 합니다.

예전 어떤 프로그램에서 김혜자의 동료 중 한 명이 한국의 가장 소울 푸드라고 부르는 '김치'를 만들 줄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한국의 국민엄마라는 명칭을 얻을 수 있는지 의아하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봉감독은 배우캐스팅을 할 때 영화상에서 보일 캐릭터와 그 배우의 실제 삶과의 싱크로율을 보는 거 같습니다.

이건 좋은 감독들의 필수요소 중 하나입니다.

 

배우를 영화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을 영화상으로 옮기는 작업 말입니다.

이런 감독의 안목이 드러나는 영화들로만 계속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화 마더의 총관객은 작품성에 비해 많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298만 1천953명으로, 영화진흥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서 6위를 기록했습니다.

영화 마더에서 엄마는 아들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그려지지만, 그 과정에서 법과 윤리를 어기고 자신의 편견과 오해에 빠져서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캐릭터들은 순수하고 사회의 법상에서 정신 장애를 겪고 있는 아들과 과부 엄마는 너무 연약합니다.

마더의 영상미도 빠질 수 없는 부분입니다. 

촬영감독인 홍경표 감독은 봉 감독의 전속감독처럼 많은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홍경표 감독은 다양한 신을 긴장감 있게 끄는 힘이 대단하며 채도가 빠진 촬영법으로 영화의 침울한 톤을 더합니다.

카메라 앵글도 캐릭터의 감정을 부각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하는 촬영감독입니다.

특히 홍경표 감독은 자연광을 많이 활용하는데 이것이 영화의 거칠고 사실적인 느낌을 더합니다.

말 나온 김에 미술감독 류성희도 잠깐 언급하자면, 장소와 시간에 대한 감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소품과 세트 피스를 사용했고 마더의 사실적 표현을 위해 작은 물건 예를 들면 달력, 장판, 비닐하우스 등 그냥 스쳐 지나가는 씬 하나를 위해서도 수준 높은 미술작업들을 선보였습니다.

 

영화에서 우리는 

- 엄마가 아들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거나 무시하는 것은 정당한 행위일까요?
- 엄마가 아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갑질하는 것은 건강한 모성애일까요?
- 엄마가 자신의 편견과 오해로 인해 실제 범인을 찾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용서될 수 있을까요?
- 영화가 보여주는 모성애와 우리 사회에서 바라보는 모성애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등의 영화가 끝난 후에도 우리에게 계속 질문합니다.

좋은 감독들의 작품들은 항상 이런 질문들을 던집니다.

물론 아무 생각 없이 '킬링타임'을 위한 또는 아무생각 없이 어이없어서 웃을 수 있는 작품들도 존재하고 있고 그런 필요를 하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마더'에서 엄마의 사랑의 깊이와 아이를 지키기 위해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의 길이를 탐구합니다.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사회적 문제를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관통하는 키워드들 중에 사회적 의식이 있는 영화감독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의 영화들을 보다 보면 계급 불평등, 환경, 인간 조건과 같은 주제를 탐구합니다.

이런 문제는 사람들이 봤을 때 불편할 수도 있고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인데 그는 특유의 스토리로 '어딜 나가 다 볼 수밖에 없을걸?' 하면 우리를 붙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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